지오로케이션(geolocation), 위치 정보를 이용한 은행 서비스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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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산업의 경쟁 환경 변화

지난 4월, 국내 최초 인터넷 전문 은행 ‘케이뱅크’는 출범 사흘 만에 신규 계좌 가입자 수 10만 명을 돌파하며 화려하게 데뷔했습니다. 1992년 옛 평화은행 이후 25년 만에 탄생한 신규 은행으로 은행권은 물론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는데요. 이어서 7월에는 인터넷 전문 은행 2호 ‘카카오뱅크’가 오픈 8시간 만에 10만 계좌, 한 달 만에 계좌 개설 고객 307만 명을 기록하며 인터넷 은행 열풍을 이끌었습니다.

두 인터넷 전문 은행은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며 은행 산업의 경쟁 구도를 재편하고 있습니다. 실제 카카오뱅크는 영업 개시 12시간 만에 18만 계좌를 돌파하며, 시중 은행의 1년 실적인 비대면 개설 계좌 15만5천 건을 훌쩍 뛰어넘었는데요. 또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 8월 초 가계 대출 증가액은 19개 시중 은행 가운데 가장 높았습니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정부는 3번째 인터넷 전문 은행의 인가를 예고하기도 했는데요.

그러나 오늘날 시중 은행이 직면하고 있는 경쟁 상대는 비단 인터넷 전문 은행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토스(TOSS) 등 간편 결제 및 송금 서비스, 8퍼센트·렌딧·어니스트 펀드 등 P2P 대출 및 금융 서비스, 민트닷컴·브로콜리 등 자산 관리 서비스까지 최신 핀테크 기술로 무장한 인터넷 전문 금융 기술 스타트업들이 은행권 경쟁에 가세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처럼 전에 없던 새로운 경쟁자들의 진입과 함께 기존 은행들은 돌파구 마련에 나섰습니다. 빅데이터,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신기술을 적극 수용하고 있으며, 특히 직접 지점에 가지 않아도 은행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는데요. 아이러니하게도 은행이 비대면 서비스 강화 및 수익 유지를 위해 지점을 통폐합할수록 고객의 온라인 및 모바일 서비스 의존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오로케이션(Geolocation)을 이용한 신개념 은행 서비스

현대 고객의 ‘즉각적인’ 서비스 이용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다양한 서비스 제공 방식을 활용해야 합니다. 이제 누구나 지갑이나 카드가 없어도 스마트폰으로 애플 페이(Apple Pay)나 삼성 페이(Samsung Pay)를 이용해 손쉽게 결제할 수 있습니다. 언제 어디서든 스마트폰으로 결제부터 포인트 적립까지 가상의 카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죠! 이처럼 이미 많은 핀테크 기업들이 혁신적인 기술을 이용한 신개념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특히 주목 받는 기술이 바로 ‘지오로케이션(geolocation)’입니다. 지오로케이션은 특정 디바이스의 지리적 위치 정보를 통해 사물이나 사람의 실제 위치를 확인하는 기술인데요. 법정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결정적인 증거 자료로 활용되는 GPS(Global Positioning Systems) 추적 역시 지오로케이션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지오로케이션은 사기 및 이상 거래 탐지부터 고객 서비스 개선에 이르기까지 기존의 은행 서비스를 혁신할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선 지오로케이션을 이용해 가장 가까운 ATM이나 은행 지점을 검색하고, 길 안내를 받을 수 있는데요. 이때 스마트폰과 지오로케이션은 잠재 고객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서비스 제안에도 이용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런던 리젠트 거리(Regent Street)에 있는 매장은 비콘(beacon) 기술을 이용해 매장 밖 타깃 고객에게 맞춤형 제안을 합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특정 브랜드 매장 밖에서 주저하고 있는 고객에게 신용 한도를 제공하고, 값비싼 물건을 구매한 고객에게 새로운 보험 상품을 제안하는 서비스 역시 단지 시간 문제일 것입니다.

실제 여러 국내 은행에서 위치 정보 기반의 다양한 서비스를 출시했습니다. 우리은행은 KT와 사물인터넷(IoT) 및 핀테크 공동 사업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고, 비콘 서비스를 이용해 고객의 스마트폰으로 상품 및 이벤트 안내, 쿠폰, 은행 거래에 필요한 콘텐츠 등을 전송하는 ‘우리 비콘 서비스’를 출시했습니다. 또 KB국민은행은 지리정보시스템(GIS, Geographic Information System)을 기반으로 상권, 여신 통계, 고객 분석, 부동산 관련 내·외부 정보 등에 대한 폭넓은 상권 정보를 제공하는 ‘상가(권)정보 통합 시스템’을 개발하고 종합적인 고객 상담 체계를 구축했는데요.

지오로케이션에 행동 분석(behavioral analytics) 기술을 접목시키면 고객별로 고유한 개인 정보 대시보드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고객이 음식, 레저, 패션 등 특정 품목과 상품 유형에 쓰는 평균 금액이나 구매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간 등을 확인할 수 있죠. 은행은 물론 소매 업체까지 이 정보를 기반으로 더욱 연관성 높은 맞춤형 서비스를 제안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US 뱅크는 이미 스마트폰 지오로케이션을 이용해 고객의 위치와 카드 거래 내역을 비교 확인하면서 이상 거래나 불필요하게 카드가 거절되는 곤란한 상황을 줄이고 있습니다.

새로운 과제, 산업 장벽을 넘어선 금융 서비스 경쟁

핀테크, 지오로케이션, 행동 분석 등 혁신적인 기술은 금융 서비스 경쟁의 장을 크게 확대하고 있습니다. 페이팔(Paypal)과 애플 페이처럼 가상 지갑을 만들거나 카드 없이 결제 가능한 결제 대행 업체 덕분에 다이렉트 뱅킹 서비스의 필요성 자체가 감소하고 있는데요. 또 점점 더 많은 고객들이 실물 카드를 휴대하지 않고 비밀번호 등을 이용해 결제할 수 있는 간편한 보안 서비스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핀테크 기업뿐 아니라 지오로케이션 기반을 갖추고 있는 통신 회사나 방대한 고객 정보를 갖추고 있는 소셜 미디어 등 산업을 망라한 다양한 기업들이 금융 서비스 경쟁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유럽의 경우, 노르웨이 통신 업체 텔레노(Telenor)와 프랑스의 세계적인 통신 회사 오렌지(Orange)가 기존 가입자를 기반으로 인터넷 전문 은행 설립을 추진하면서 금융 및 ICT 업계의 큰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또 페이스북과 같은 세계적인 인기 앱은 어디에나 존재하는 유비쿼터스(ubiquitous) 특성을 이용해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실제 페이스북은 지난 4월 자사 메신저에 ‘그룹 송금’ 기능을 추가했는데요. 페이스북 이용자 누구나 채팅 창에 금액을 입력하고 달러 기호의 아이콘을 클릭하기만 하면 수수료 없이 개인이나 그룹 전체에 돈을 부칠 수 있습니다. 업계 전문가들은 페이스북이 10억 명 이상의 사용자 정보를 기반으로 금융 서비스를 확대하는 것이 시간 문제라고 평가하는데요.

이처럼 금융 서비스의 선택권이 많아질수록 소비자의 마음은 개인별 요구 사항을 더욱 잘 이해하고, 보다 유연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기업으로 기울 것입니다. 고객이 결제한 매장, 걸음을 멈춰선 가게, 걸어가는 길가에서 함께 움직일 준비가 됐나요? 오늘날 금융 혁신의 시대에는 지오로케이션과 행동 분석을 적용해 고객에 발맞춘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만이 고객 충성도를 높이고 고객 기반을 확보할 것입니다.


해당 기사는 Nicolas Terrasse 기사를 일부 편집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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