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보험 업계, 인공지능(AI)으로 혁신을 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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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한 보험 회사가 올해부터 보험 계약 절차와 정보 조회 등 사무 작업의 90%를 인공지능(AI)으로 대체, 전사 업무 부담을 20% 가량 경감할 것으로 발표하며 이목을 모았습니다. 국내에서도 이처럼 보험과 IT 기술을 융합한 인슈어테크(Insure + Tech) 서비스가 속속들이 출시되며 보험 업계의 비즈니스 모델이 빠른 속도로 다각화되고 있는데요.

오늘은 보험 선진국으로 평가 받는 유럽의 고급 분석, 인공지능(AI), 자동화 기술 도입 현황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유럽 보험 업계는 기존 데이터 분석 방법에 머신러닝을 적극적으로 적용하면서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한 예로 챗봇 서비스는 이미 널리 보급되어 있는데요.

지난 10월 런던에서 개최된 ‘유럽 보험 인공지능 및 분석(Insurance AI and Analytics Europe)’ 컨퍼런스에서 그 위력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틀간 진행된 컨퍼런스에서 유럽 보험 회사 임원진들의 다양한 인사이트를 엿볼 수 있었는데요. 지금부터 핵심 내용을 요약해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머신러닝을 이용해 친숙한 프로세스에 접근하고 문화적 변화 촉진

보험 업계는 오랫동안 분석을 이용해왔습니다. 전통적으로 보험 계리사들은 요구사항이 복잡하지 않으며, 적은 양의 데이터를 위해 설계된 일반화 선형 모델(GLM; Generalized Linear Models)을 활용해왔는데요. 아르고 그룹(Argo Group)의 예측 분석을 총괄하는 케니 홀름(Kenny Holms)은 빅데이터와 머신러닝이 등장하기 전에는 이렇게 단순 분석 기법을 사용했다고 설명합니다. 최신 방법을 적용하고, 데이터가 많아질수록 예측 정확도는 높아지는데요. 통제할 수 있는 비정형 데이터를 보유한 회사만이 모든 잠재력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현재 이 데이터의 2/3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현대의 데이터 과학자들은 이러한 방법을 사용할 때 매우 실용적인 접근법을 취합니다. 보험 회사의 분석팀에 데이터 과학자의 비중이 커짐에 따라 문화적 변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는데요. 최고디지털책임자(Chief Digital Officer)와 최고데이터책임자(Chief Data Officer)는 디지털화, 인공지능,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과 관련된 모든 보험 활동을 조정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 동안의 성취에 만족하지 않고 데이터 기반의 연구와 실험을 자유롭게 허용하는 문화인데요. 이것만으로도 기존 보험 업계보다 페이스북, 구글, 애플 등 IT 기업에 더 큰 매력을 느끼는 재능 있는 젊은 인재를 유치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머신러닝과 규제는 모순?

그러나 머신러닝 시스템의 역할을 설명하는 것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이를 종종 ‘화이트 박싱(white boxing)’이라고 부르는데요. 일반적으로 머신러닝 방법과 모델은 내부를 투명하게 들여다보기 힘든 블랙박스(black box)와 같습니다. 왜 특정 의사결정을 내렸는지 분석가들에게 설명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작업인데요.

마찬가지로 머신러닝이 어떻게 규제를 준수하는지, 또 관련 내용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는 보험 업계가 피해갈 수 없는 질문입니다. 컨퍼런스의 참석자들은 결과를 나타내는 중요한 문제라고 입을 모았는데요. 그러기 위해서는 의사결정 모델을 규칙으로 공식화하는 것으로부터 벗어나야 하며, 알고리즘의 효과를 왜 확신하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또 어떤 모델이 어떤 데이터를 기반으로 언제 어떤 의사결정으로 이끌었는지 설명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고전적 방식을 현대화하는 작업은 보험 업계만의 과제가 아니겠죠? 

그렇다면 머신러닝은 어떻게 적용해야 할까요?

보험 회사가 예측 분석의 정확성을 향상시키려면 어디부터 머신러닝을 적용해야 할까요? 또 인공지능 시스템은 어디에 가장 먼저 도입해야 할까요? 보험사기방지시스템(IFDS; Insurance Fraud Detection System)은 일반적으로 새로운 모델을 테스트하고 경험을 쌓기 위한 좋은 출발점입니다. 스위스재보험(SwissRe Corporate Solutions)의 청구 운영 EMEA를 총괄하는 안토니 바커(Anthony Barker)는 청구 처리 부서를 ‘약속이 현실이 되는 곳!’이라고 표현하며 인공지능 애플리케이션으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촉진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는 아이디어를 테스트하기 위해 IT와 모든 기술 전제 조건이 실행될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는데요.

이 접근법은 높은 차별화 가능성으로 이어집니다. 바커 총괄 책임자는 참석자들에게 오늘날의 일반적인 경험과는 전혀 다르게 보험 청구를 처리하는 방법을 상상해보라고 말합니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이 지역 뉴스, 트위터, 기타 소셜 미디어를 읽을 수 있다면 피보험자의 집에 불이 났을 때 즉시 발생 가능한 피해의 50%를 보상하고 이후의 일을 지켜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인공지능 운영과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많은 변화가 포함되어야 할 것입니다.


머신러닝 운영화(Operationalization)

그러나 운영화(Operationalization)는 여전히 숙제입니다. 컨퍼런스 참석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소수의 회사만이 목적을 측정하기 위해 머신러닝을 활용하고 있었으며 실제 그 결과를 운영 단에서 구현한 조직은 없었습니다. 또 50%는 분석적 의사결정의 자동화가 매우 어렵다고 답했는데요. 그러나 보험 사정, 가격 책정, 청구 처리, 사기 방지, 그리고 특히 고객 인터랙션과 개인화된 고객 경험의 측면에서 자동화는 중요합니다.

급진적인 아이디어?

많은 보험 회사들이 전체 또는 다수의 보험 상품을 디지털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는 전혀 새로운 사고 방식이 요구되는데요. 이와 관련해 의료 스타트업 다카두(Dacadoo)의 CEO 피터 오네무스(Peter Ohnemus)는 건강 보험 업계에 극적인 변화가 임박했다고 설명합니다. 건강 관리 비용이 발생하는 가장 큰 요인(40%)은 개인의 라이프 스타일입니다. 따라서 건강 보험 회사는 단순히 질병 때문에 발생하는 비용을 처리하는 것에서 나아가 미래 라이프 스타일 파트너로 자리잡아야 합니다. 헬스케어(healthcare)는 웰케어(wellcare)의 관점으로 확장되고 있으며, 앞으로 웨어러블 기기를 이용해 데이터 기반의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플랫폼 경제를 구현할 전망입니다.

차량용 감시 카메라 업체 비전트랙(Visiontrack)의 아이디어도 이와 비슷합니다. 이 업체는 카메라로 운전자와 운전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운전자가 하품을 하거나, 산만해 보이거나, 전화를 하거나, 눈을 감았을 때 경보를 울립니다. 이를 통해 사고 피해를 방지하고, 보험이 운전자의 ‘수호 천사’ 역할까지 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기술주의(technocracy) 보다 중요한 감정

챗봇은 이번 컨퍼런스의 핵심 주제 중 하나였습니다. 보험 회사는 특히 효율성을 이유로 고객 상호작용의 모든 프로세스를 디지털화하고자 하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석자들은 현재까지 챗봇 애플리케이션의 대부분이 실패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음성 이해와 의사결정 자동화가 아직 성숙하지 못해서일까요? 웹 기반의 셀프 서비스 보험 청구 플랫폼 라이트인뎀(RightIndem)의 설립자이자 CEO인 데이비드 스텁스(David Stubbs)는 손상 평가와 같은 프로세스를 디지털화할 때 고객의 기본 요구사항을 더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합니다. 순수한 기술주의적 접근은 실패할 것이란 견해인데요. 피보험자가 손실을 입으면 누군가에게 하루 일진이 좋지 않았다고 털어놓고 싶어하지 않을까요?

결론적으로 인공지능과 머신러닝을 도입해도 바꿀 수 없는 프로세스가 존재합니다. 따라서 다양한 차원의 새로운 사고방식을 유지하는 회사만이 성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보험 생태계는 인공지능을 위해 얼마나 준비됐을까요?

오늘날 보험 업계는 고급 분석, 인공지능, 자동화 측면에서 얼마나 발전해있을까요? 기존의 데이터 분석 방법에 머신러닝을 적용하거나 그 이상으로 변화하고 있을까요? 이 주제에 대한 디지털 패널 토론 ‘How ready is the insurance ecosystem for AI?’의 핵심 내용을 확인해보세요. 또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지역 전체 산업에서 인공지능이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인사이트를 얻고 싶으시다면 ‘엔터프라이즈 인공지능의 약속: 가치를 향한 길(The Enterprise AI Promise: Path to Value)’ 백서를 참고해주세요.


해당 기사는Andreas Becks 기사를 일부 편집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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